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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정보통신) 공부/ICT 이슈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 그리고 공간 컴퓨팅 시대는 올까?

by 고찌에요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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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습니다. MR은 혼합현실(MR ; Mixed Reality)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두 기술들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입니다. AR처럼 현실 세계에서 가상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VR처럼 완전한 가상공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합친 개념을 XR 확장 현실이라고 합니다. 애플이 제시한 새로운 개념인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은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서 몸짓, 시선, 음성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기와 소통하고 기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마우스로 이용하는 아이 트래킹(Eye-tracking) 기능, 가상과 현실의 혼합 비율을 결정하는 아이 사이트(Eye-sight) 기능, 초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4k 모니터 수준에 그래픽을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에 시장은 얼마나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 이유는 우선 가격이 3,499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0만 원 정도로 쉽게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다. 또한, 얼마나 유용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않은 XR 시장의 콘텐츠 개발 생타계를 주도하겠다는 애플의 숨겨진 의도입니다.

​1. 비전 프로

애플은 비전 프로의 시연회에서 전 세계 콘텐츠 개발 업체들에게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XR 콘텐츠 개발을 용이하게 하는 다양한 지원 툴은 우리가 제공할 테니 마음껏 콘텐츠 기획을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대표적인 XR 기기로는 오큘러스(META)와 홀로 렌즈(MICROSOFT) 가 있습니다.

*오큘러스 : VR 기기로 비대면 일상이 확대되던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큰 성장을 했습니다. 원격 회의, 게임, 가상 전시 등의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홀로 렌즈 : 주로 산업용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제조기업 현장에서 공정이나 설비를 다루는 작업자들이 매뉴얼을 보거나 지시사항 정보를 전달받을 때 가상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메타가 XR 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약 1천만 대 규모로 XR 시장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1년에 약 10억대 이상의 규모라고 봤을 때, 현재 XR 기기 시장은 대중화와는 거리가 아직 멀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전 프로를 준비하는 애플에게는 유사한 경험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것은 2007년 애플이 아이폰 1을 발표한 이후입니다.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열기 시작한 것은 가격, 편리성, 활용 가치를 모두 갖췄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라이프 사이클이 존재합니다. 최초 등장할 때 기대감을 갖게 했다가 바로 사라지는 기술이 있는 반면, 몇 십 년의 굴곡의 시기를 견디다가 비로소 시장화되는 기술도 있습니다. VR, AR 기술은 바로 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VR 기술은 1940년대 방위산업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AR 기술은 1990년대 항공 산업에서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HMD 역시 1960년대 등장했습니다. 이반 서덜랜드 교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위한 HMD 개발에 착수했었습니다. 이반 서덜랜드 교수는 MIT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시기부터 다양한 업적을 쌓은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대부입니다. 패드로 선과 도형을 그리면서 모니터에 보이는 장치인데 이후 키보드와 마우스 개발에 영감을 준 스케치 패드를 개발했습니다. 하버드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제자들과 함께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위한 장치 개발에 나섰고, 지금 HMD를 최초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2. XR 기기 적용

2010년대 들어서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같은 큰 기업들이 XR 기기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또 한 번에 큰 도약을 의미합니다. 이미 특정 업종, 특정 업무에서는 XR 기기가 다양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업종으로 의약분야가 있습니다. XR 기술이 적용되는 의료 메타버스는 현재 원격 협진, 의료진 교육, 홈 케어, 디지털 치료 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을 가진 분야입니다. 의료 사각지대인 도서산간에 거주하는 암 환자가 대학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동네 병원에서 대학 병원과의 원격 협진을 받을 수 있고, 남극이나 원양어선 등 원격지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때에도 메타버스를 통해 서울에 있는 의료진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원격 협진은 물론 효과적인 의료 교육도 가능합니다. 의료진 대상 교육의 경우 실제 인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가상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들이 고도의 의료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번아웃, 우울, 불안장애를 가진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메타버스 환경에서 전문가와의 심리 상담을 통해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진 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여행, 레저, 문화, 예술 업계에 XR 적용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짧은 시간 안에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거나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보고자 할 때 가상공간에 접속해서 그 경험을 얻게 될 수 있습니다. 애플의 비전 프로가 이 시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만약, 킬러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정말 본격적으로 XR 시장이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기대하던 공간 컴퓨팅 시대가 본격화될 것입니다. 기업들은 XR 기기에 제공되는 가상세계 기반에 콘텐츠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현실과 가상을 연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게 될 것입니다. 아이폰 탄생 이후 앱스토어가 활성화되기까지 고작 2~3년 밖에 안 걸렸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XR 기기의 탄생과 콘텐츠의 확산, 그리고 이를 통한 공간 컴퓨팅 사회로의 본격 진입까지 변화는 순식간에 진행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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