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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로 인한 노동인구절벽의 숨은 진실

by 고찌에요 202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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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화가 우리 경제에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중요한 충격가운데 하나는 노동인구 절벽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우려의 주된 근거의 하나는 장래 생산연령인구의 감소입니다. 2023년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 중위전망치에 따르면 15세~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72년까지 2022년 수준의 4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산연령인구가 50년 이내에 절반 이상 줄어드다는 전망은 많은 전문가와 정책 당국자로 하여금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저하를 걱정하게 만드고 있습니다. 노동력 확충을 위해 정년을 연장하고 이민자를 대량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은 부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산연령인구는 노동인구 규모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15세 이상이라고 해도 교육 등의 이유로 일을 안 하는 사람이 많고, 65세가 넘어도 계속 일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산연령인구보다는 경제활동인구의 규모, 즉 몇 명이 실제로 노동시장에 취업해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지를 지표로 이용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의 수로 따지는 노동인력 규모뿐만 아니라 인구변화로 말미암은 생산성의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컨대 노동생산성이 2배로 높아진다면 노동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해도 실질적인 노동 투입 규모는 감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정교하고 치밀한 노동력의 정의와 생산성 변화를 함께 고려해 볼 때, 가파른 인구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제활동인구는 당분간 줄지 않고 이후에도 생산연령인구보다는 느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만약 2022년에 성별, 연령별, 학력벌 경제활동 참가율이 유지된다면 경제활동 인구는 당분간 크게 감소하지 않고 20년 후에도 현재의 9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경제활동 인구가 당분간 감소하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장년 및 고령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러한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율 구조 때문에 인구 고령화가 노동인력의 규모에 미치는 효과는 약화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생산성을 반영한 노동 투입 규모는 어떻게 바뀔까요. 일반적으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하여 노동생산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와는 달라 향후 20년 동안은 인구 변화로 인한 큰 폭의 노동생산성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들면 평균으로 노동생산성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나이요건만 고려하면 인구고령화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감소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사정은 다릅니다. 성장경험 때문에 코호트 효과. 즉, 태어난 시기에 따라 건강 수준이나 생선성이 달라지는 효과가 중요합니다. 즉 미래의 고령자는 현재의 고령자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인적자본의 질이 향상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고령화로 인한 생선성 저하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성별, 연령별, 학력별 시간당 임금을 생산성의 지표로 이용하여 생산성을 조정한 노동인구를 추정한 결과를 보면, 단순한 노동인구 추정치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컨대 2042년에 경제활동인구는 2022년 수준의 약 90%로 낮아지는데 비해 생선성을 조정한 노동투입은 약 92%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향후 진행될 노동 인동 고학력화의 효과가 고령화 효과를 압도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즉, 노동인구의 인적자본 개선을 고려한다면 인력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이 감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성이 유지되는 경우 향후 20년간 인구변화로 인한 노동투입의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오히려 경제활동참가율 자체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성과 장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속도는 더욱 느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25~54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과 50세 이상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22년에 일본 수준으로 증가하는 경우 2047년 경제활동인구는 6.2% 증가하여 2022년의 약 9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2047년 노동인구가 182만 명 증가하는 변화이며 2023년, 총 외국인 취업자 수인 약 94만 명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여성과 장년 인구의 생선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편입니다. 2022년 노동시간당 부가가치로 계산한 노동생산성에서 한국은 oecd 38개 국가 가운데 3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임금을 기준으로 한 남성대비 여성의 생산성을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 여성의 상대적인 생산성이 낮을까요. 이에 관한 연구들은 노동시장에서 한국 여성들이 직면하게 되는 여러 가지 불리함. 특히 결혼이나 출산의 페널티를 심각한 성별 임금 격차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결혼하고 자녀가 태어난 후 같은 상황에 있는 남성에 비해 여성 임금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이와 같은 노동 시장에서의 여성의 불리함이 개선되어서 여성의 잠재적인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면 앞으로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고 생산성을 조정한 노동투입이 증가한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여성의 상대적인 생산성이 장차 2022년의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아지는 경우 2047년까지 노동인구가 6.1% p 혹은 179만 명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됩니다. 50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는 장년 및 고령 인구의 생산성 개선도 장래 인구변화로 인한 노동투입의 감소를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간당 임금으로 측정한 장년층 생산성이 정접을 찍고 감소한 속도가 현재 절반으로 완화된다면 2047년에 노동투입이 2.4% 높아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같은 해 노동인구가 약 71만 명 더 늘어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여성과 장년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생산성이 모두 높아진다면 2047년의 생산성 조정 노동투입은 현재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희망 회로를 돌려서 된 것은 아니고 우리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구변화로 인해 노동인구는 장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당분간은 절벽이 아닌 완만한 내리막길의 모습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생산성이 유지되는 경우에도 향후 20년 간은 인구변화로 인해 노동투입이 큰 폭으로 감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및 로봇과 같은 신기술 도입과 확산으로 전반적인 노동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가까운 장래에 인구변화로 인한 총량적인 노동력 부족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년연장이나 대량이민 도입 등의 방법으로 전체 노동력을 무리해서 빠르게 늘리기 위해 잠재적인 비용이나 부작용을 무릅쓰는 정책보다는 여성과 장년 인구의 생산성을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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